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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메기 > - 독특하기는 한데..

영화 봤음

by Team A(아) 2020. 8. 4.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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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까지 보는 것이 힘들었다.

현실 문제에 대한 깊은 통찰 보단 피상적인 면만 슬쩍 보여준 것 같아 아쉽다.

다들 재밌다고 하는데..TV에도 많이 나왔는데, 왓챠도 재밌을 거라고 추천해줬는데,

왜 나는 영화 ‘메기’가 재미없었나.

진짜 메기가 주인공이다

 

# 메기 줄거리

마리아사랑병원의 간호사 윤영은 엑스레이실에서 누군가 몰래 찍은

엑스레이 사진의 주인공이 자신과 애인 성원이라고 의심한다.

엑스레이실에서 섹스 한 것을 누군가 몰래 찍었나보다!

병원 부원장도 윤영을 의심한다. 그런데, 이상하게 병원 직원들이 모두 출근을 하지 않는다.

이후 사건들이 해결되며 엑스레이 사건이 마무리된다.

 

싱크홀이 갑자기 전국에 발생한다. 성원은 싱크홀 복구반으로 일을 한다.

성원은 현장에서 윤영이 선물한 백금 반지를 잃어버리고, 함께 일 하는 강섭이

반지를 훔쳐갔다고 의심하는데...

반지 사건은 성원의 성급한 의심이었음이 밝혀지며 사건이 마무리된다.

 

한편, 성원의 전 여자친구가 윤영을 찾아오고,

성원이 과거에 자신을 때린 적이 있다고 말한다.

윤영은 성원을 의심하고 끝내 이별을 한다.

 

괜한 의심이었을까, 다시 성원을 만난 윤영.

성원은 전 여자친구를 때린 적이 있다고 말한다.

갑자기 싱크홀이 발생해 성원이 구덩이 안으로 빠진다.

 

# 메기 아쉬운 점

줄거리를 정리해보니 영화 ‘메기’가 아쉬운 점은 크게 세 가지로 말 할 수 있겠다. 

 

첫째, 이야기의 개연성이 부족해서 몰입할 수 없었다.

둘째, 현실의 문제점을 심도 있게 다루지 못했다.

셋째, 영화 전체의 주제인 ‘의심’과 현실의 문제점이 뒤섞여 모순을 만들었다.

 

첫 시퀀스와 마지막 시퀀스를 보자.

 

# 첫 시퀀스: 엑스레이 몰카 사건

엑스레이 몰카 사건이 발생한다. 윤영은 병원을 그만두려 한다.

그런데 병원 부원장이 자신을 의심하자 병원을 그만두려 하지 않는다.

첫 시퀀스: 엑스레이 몰카 사건

 

 

-> 사라진 개연성:

윤영은 왜 병원을 그만두려 했을까?

윤영이 어떤 인물이고 어떤 성격을 가졌고 어떤 문제를 가지고 있는지 모르겠다.

윤영은 그저 몰카의 피해자가 되었기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려 한다.

몰카 피해자로서 윤영이 무엇 때문에 고통을 받는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없다.

* 단체 결근 사건은..그래 뭐 그럴 수도 있지 라고 생각하자.

 

-> 고발하려는 현실:

몰카의 가해자가 아니라 피해자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의 태도에 대한 비판과 함께 피해자가 더 큰 피해를 받는다는 것.

모두를 불안에 떨게 하고, 서로 간의 신뢰를 떨어뜨려 궁극적으로 우리 사회에 굉장한 악영향을 준다는 점.

 

-> 피상적인 문제의식:

영화에선 그저 엑스레이 몰카 사건이 헤프닝으로 끝난다.

 

->’의심’ 이라는 주제가 만든 모순:

직원들의 단체 결근에 대해 부원장은 다들 몰카의 피해자가 자신이라고 생각한 것이라 의심한다.

윤영은 각자 저마다의 사정이 있을 것이고 몰카 사건 이후 단체로 결근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말한다.

사건의 주제가 몰카에서 의심으로 옮겨갔다.

 

부원장의 대사 “엑스레이실에서 섹스를 할 수도 있지 그게 뭐 대수라고” 는 그야말로 몰카 사건에 대해 지양해야 하는 태도이다. 이런 태도를 비판하려는 대사였을까?

사건의 주제가 바뀌며 이 대사의 맥락은 섣부른 의심이 만드는 오해로 들린다.

몰카라는 소재를 왜 사용했는지 의문이다.

 

 

# 마지막 시퀀스: 전 여자친구를 때렸다는 성원, 싱크홀에 빠지다.

윤영은 성원이 전 여자친구를 때렸다고 의심한다. 이후 성원의 모든 행동에 의심이 간다.

윤영은 끝내 성원과 헤어진다.

윤영을 찾아온 성원의 전 여자친구

 

-> 사라진 개연성:

전 여자친구는 왜 윤영을 찾아왔을까?

전 여자친구는 단순히 성원이 데이트 폭력을 한 적이 있다는 의심을 심기 위한 장치일까?

 

->고발하려는 현실:

연인 사이에 발생하는 데이트 폭력, 가정폭력과 마찬가지로 피해자는 극심한 고통을 받고,

가해자는 스스로 폭력인지도 모르는 양상을 보인다.

사회 문화적으로 주목 받지 못하지만 알고 보면 심각한 사회 문제이다.

 

->피상적인 문제의식:

이야기 전개 과정에서 윤영이 성원에게 고함, 욕설 등의 폭력을 가하고 성원은 그저 맞고 있다.

친밀한 연인관계에서 데이트 폭력이 발생해도 적극적으로 대처가 힘들다는 점이 아니라 두 연인 사이의 자연스러운 모습으로 비춰진다. 윤영은 성원을 잠재적인 데이트 폭력 가해자로 의심할 뿐 실제로 폭력을 받진 않는다.

성원은 윤영의 폭력을 인지 하지 못한다. 데이트 폭력으로 인한 문제가 보이지 않는다. 

 

->’의심’ 이라는 주제가 만든 모순:

데이트 폭력이 문제가 된 것이 아니라 의심이 인간관계에 미치는 악영향이 주제가 되었다.

 

# 결말

다시 재회한 두 연인이 의심을 거두고 화해를 하려는 순간,

성원이 과거에 전 여자친구를 때린 적이 있다고 말한다.

그때 갑자기 싱크홀이 생기며 성원이 싱크홀에 빠진다.

메기가 뛰고, 싱크홀이 발생한다. 싱크홀에 빠지는 성원

 

싱크홀의 빠진 성원이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과거에 여자친구를 때렸다는 성원에 대한 의심이 사실로 밝혀졌는데

왜 성원은 더 깊은 의심의 구렁텅이로 빠진걸까?

 

데이트 폭력의 가해자로서 큰 의심을 받게 된 성원을 구해줘야 된다는 것일까?오히려 가해자를 옹호하는 결말인가? 단순히 때렸다는 사실로 성원을 더 의심하면 안 된다는 것일까?

 

영화 전반에서 반복되는 "구덩이 빠졌을 때 - " 는 의심에 빠졌을 때,

더 의심의 구렁텅이에 빠지지 말고 얼른 빠져 나와야 한다는 의미다. 

"우리가 구덩이에 빠졌을 때 해야 할 일은, 구덩이를 더 파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서 얼른 빠져나오는 일이다."

이 결말을 보고 성원을 의심하며 보던 관객들에게 주는 반전이라고 생각했다. 반복되는 상징으로

마지막에 반전을 주다니 그래도 결말에는 한방이 있구나. 역시..!

 

인터뷰를 찾아보았다. 이 장면의 의도는 데이트 폭력 가해자의 변명을 봉쇄한 것이라 한다. 

구덩이는 그냥 아무 의미 없는 구덩이 그 자체였다. 영화의 중심을 잡는 반복되는 상징이 무참히 박살났다고 생각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zGXZ_bLsn6g

 

 

## 왜 하필 메기인가?

어항 속에 어울리지 않는 '메기' 아주 예민해서 싱크홀을 예측한다.

이런 메기와 함께라면 윤영이는 위로를 받으며 어떤 일도 해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이유로 메기가 주인공이 되었다.

https://www.youtube.com/watch?v=7qc5RvGCg0M 

 

#마무리

전반적으로 영화 ‘메기’는 이야기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노트에 습작으로 적은 단편영화용 아이디어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로 한 곳에 모여있다.

오래 고심하면서 쓴 시나리오는 아닌 것 같다.

 

치킨, 생크림케잌을 가지고 부대찌개를 만든 느낌? 그래서 무척 독특하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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