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틀포레스트, 지나간 후에 깨닫게 되는 것들에 대하여

영화 리틀포레스트는 한국 청춘들의 감성으로 꽉 채워져 있다.

평생 도시에서 나고 자란 청춘이라고 하더라도 이 영화를 보며 시골살이를 하고 싶다고 생각될 만큼.

그리고 그 시골의 풍경에서 위로를 받고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잔잔한 풍경과 일상 속에서 주인공 송혜원(김태리)의 친구들과, 혜원이 만드는 음식과 시골의 사계절 풍경 속에서 우리는 각자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마음껏 찾아낼 수 있다.

 

그렇게 지나간 후에 알 수 있는 것들을 느끼면서 우리는 차분히 나이먹어가는 것이다.

 

 

 

 

 

 

혜원은 시골에서 살며 엄마에게 배웠던 많은 음식들을 직접 해먹는다.

어느 계절에 어떤 게 맛있는지, 맛있게 먹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녀는 잘 알고 있다.

서울살이를 하다 왔어도 그 경험들은 남아있다.

혜원이 해먹은 수많은 음식과 살아낸 사계절 중에서 유독 인상에 깊게 남는 것은 곶감과 겨울이다.

 

 

 

서울살이에 지쳐 훌쩍 돌아와버린 시골집.

떠날 때는 마음대로 갔다가 또 제멋대로 훌쩍 돌아왔고, 그러다 또 훌쩍 떠나버렸다.

미리 만들어두고 갔던 곶감은 그새 잘 만들어져 달다.

 

언제나 나를 품어줄 곳, 아무때나 돌아와도 되는 곳.

추운 겨울, 사람이 없는 집은 온기가 없지만 그 자체로 이미 포근하고 따뜻한 감각을 준다.

곶감의 익숙한 단맛은 곶감을 만들던 엄마와의 추억, 나아가 훌쩍 자란 딸이 엄마를 이해하게 만든다.

누구나 아는 곶감의 단맛, 겨울의 추위, 그 가운데 집의 따뜻함까지-

관객은 영상 속에서 충분히 각자의 겨울과 온기에 얽힌 추억을 기억해내면서 공감하고 위로받게 된다.

 

 

 

언제든지 네가 돌아올 수 있는 곳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던 엄마.

훌쩍 떠나버린 엄마.

어른이 되고서야 딸은 엄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우리집.

언제 가도 반겨줄 사람들이 있는 곳.

겨울이어도, 인기척 하나 없고 누가 방을 데워놓지 않아도 이미 따뜻한 그 집.

 

그래서 리틀포레스트는 온 몸과 마음의 감각을 따뜻하게 자극하고 데워주는 영화다.